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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차림표를 한참 들여다보며 고심에 고심을 거듭합니다. 메뉴 하나하나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저를 유혹합니다.

‘그냥 다 주문해버릴까…’

메뉴선택 따위는 고민해볼 가치가 없는 하찮은 결정일까요?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처럼 결정을 요하는 상황은 누구나 경험해 봤음직한 일입니다. 음식이 아니라 다른 것으로라도 말이죠.

일상 속에서 우리는 마음이 똑같이 끌리는 복수의 선택지를 놓고 결정을 내리는 데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쏟곤 합니다. 문제는, ‘똑같이’ 매력적인 선택지라도 각기 ‘다르게’ 매력적이라는 데 있습니다.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는 포기해야 하기에 타협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이를테면 케일샐러드는 건강에 좋고 산뜻하지만 연어샐러드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라비올리는 맛이 좋지만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것과 마찬가지죠.

이처럼 사소한 결정을 내리는 데도 시간과 에너지 소모가 상당한데, 조직 내에서 항상 마주치는 더 중요한 결정상황은 어떤지 생각해 봅시다. 어떤 상품에 투자하고 어떤 상품의 생산을 중단해야 하나? 누굴 고용하고, 누굴 내보내야 하나? 그 민감한 이야기를내가 먼저 시작해야 하나?

질문은 수없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그 민감한 이야기를 꼭 해야 한다면, 언제 해야 좋을까? 무슨 말로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까? 상대방과 대화를 하는 게 좋을까, 이메일을 보낼까? 공개적으로할까, 독대할까? 정보공유는 어느 정도 수준에서 해야할까?결정해야 할 일은 끝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다양한 결정상황에서 더욱 효율적으로 선택을 내리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저는 세 가지 방법을 사용합니다. 그 중 두 가지는 ‘4초(4Seconds)’라는 책에서 다루었고, 마지막 한 가지는 지난 주에 발견한 것입니다.

첫째, 일상 속에서 결정을 내리는 데 따르는 피로를 줄이기 위해 ‘습관’을 활용하십시오. 습관을 들이면 (예를 들어, 점심에는 항상 샐러드를 먹는다든지)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 자체를 피할 수 있고, 선택에 필요한 에너지를 다른 데 쓸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예측 가능한 일상적인 결정상황에서 효과적입니다. 그렇다면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어떡해야 할까요?

둘째, 예측 불가능한 선택 상황에는 규칙을 만들어 대응하십시오. 예를 들어, 당신이 이야기하는 도중에 어떤 사람이 자꾸만 끼어들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난감한 상황을 상정해봅시다. 저 같으면 ‘만약/할 것이다 법칙’을 세우겠습니다. ‘만약’ 그 사람이 나와 대화하면서 내 말에 두 번 끼어든다면, 하지 말라고 단호히 이야기’할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방법인 ‘습관화’와 ‘만약/할 것이다 법칙’은 우리가 살면서 수없이 만나게 되는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결정 상황을 수월하게 넘길 수 있게 도와줍니다.

하지만 비일상적이고 예측불가능하며 좀 더 전략적인 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위의 두 가지 방법이 통하지 않습니다.

저는 지난 주에 어려운 결정을 더욱 효율적으로 내릴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한 첨단기술 회사의 CEO와 고위경영진을 만난 자리였습니다. 그들은 여러 가지 특수한 문제에 당면해 있었고,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는 상태에서 각 문제에 대해 결정적인 선택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를테면, 경쟁사의 위협에 대한 대응방법, 집중 투자할 상품의 선택, 인수회사의 효과적 통합, 비용절감 분야의 선택, 보고체계 구축방법 등의 문제였습니다.

이런 종류의 문제는 수주일, 수개월, 심지어는 수년간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서 조직 전체의 진전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습관을 들일 수도 없고, ‘만약에/할 것이다 법칙’을 통해서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더욱 중요한 점은,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정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각 기업의 경영진은 이런 상황을 집요하게 고민하곤 합니다. 명확한 정답이 드러나기를 기대하며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각 선택지의 장단점을 과도하게 비교하며, 추가적인 선택지를 구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명확한 정답이 애초에 없다는 사실을 이용해서 결정을 더욱 ‘신속하게’ 내린다면 어떨까요?

한미팅에서 저는 위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기존에도 논의되었던 특정 사업의 추진방법을 재차 토론하는 자리였는데, CEO가 이렇게 발언했습니다.

“벌써 3시 15분입니다. 15분 내에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CFO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잠시만요. 복잡한 문제입니다. 만찬 자리에서 추가로 논의하든가 다음 번 회의에서 다시 다루어야 합니다.”

하지만 CEO는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아닙니다. 앞으로 15분 내에 결정하도록 합시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결국 CEO의 말대로 신속히 결정을 내렸답니다.

이 사건을 통해 발견한 세 번째 의사결정 방법은 시간제한을 두는 것입니다.

사안에 대한 검토가 충분히 이루어졌는데도 각 선택지가 동일하게 매력적이고 명확한 길이 보이지 않는다면, 확인 가능한 정답이 존재하지 않음을 인정하고 그냥 결정을 내리면 됩니다.

선택에 대한 결과를 최소한의 투자로 사전에 실험할 수 있다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그냥 결정하십시오.무의미한 검토를 중단해 시간을 절약하는 것은 결국 생산성을 크게 높이는 길입니다.

오래 고민하면 반드시 정답을 구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제 의견에 반기를 들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반론합니다. 첫째, 명확한 정답을 구하는 데 소중한 시간이 허비됩니다. 둘째, 그렇게 한 번 성공한다 하더라도,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후의 수많은 결정상황에서도 명확한 답이 떠오를 때까지 비생산적이고 무의미한 시간을 낭비하게 됩니다.

그냥 결정해버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지금 시도해보십시오. 미루고 있던 결정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제한시간 3분을 주고 그 안에 선택을 해버리십시오. 선택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고민이라면, 그 문제를 모두 나열한 뒤 제한시간을 정하고 하나씩 결정을 내리십시오. 한번 결정을 내려버리면 –그게 어떤 결정이든 간에– 불안이 해소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막막한기분이 들 때 가장 좋은 해결책은 바로 앞으로 나아가는 추동력입니다.

저는 점심 메뉴로 케일샐러드를 선택했습니다. 최선의 선택이었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무엇을 주문할지 고민하며 시간만 보내고 있지는 않습니다.

 

* 원문제목: 3 Timeless Rules for Making Tough Decisions

* 한글제목: 어려운 결정을 쉽게 하는 세 가지 방법

* 저자: 피터 브레그만(Peter Bregman)

* 저자소개: 피터 브레그만(Peter Bregman)은 브레그만 파트너스(BregmanPartners)의 CEO입니다. 브레그만파트너스에서는 기업과 개인의 리더십을 향상하기 위한 교육프로그램과 코칭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기업 CEO와 경영진대상 컨설팅을 제공합니다. 피터 브레그만의 저서로는 『18분(18Minutes)』, 『4초(4Seconds)』 등이 있습니다.

* 원문: https://hbr.org/2015/11/3-timeless-rules-for-making-tough-decisions

* 번역: 이민영 / HBR포럼코리아 (hbrfor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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